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홈페이지(www.sgbok.co.kr)
나는 매년 10월이면 연구소 근처 강남교보문고에 가서 양지사 다이어리를 산다. 다음 연도 사내근로복지기금 기금실무자교육 연간 교육일정 작성도 목적이지만 다이어리 종이 지면이 커서 매일 매일 하루 업무 계획과 실적,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하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종이 지면이 빽빽이 찬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요즘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 상담과 현재 진행 중인 운영컨설팅 상담 전화들이 많았다. 질문 내용과 답변 내용, 이슈 사항들을 다이어리에 꼼꼼하게 기록한다. 다음 업무를 진행하고 실수를 줄이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록들은 업무 누수를 막고 쌓이면 내 삶과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의 치열한 역사가 된다.
오늘도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내가 처리해야 할 사항들은 긴급도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다이어리에 기록한다. 오늘 날짜 다이어리의 3분의 1이 채워진다. 이것들이 하나 하나 처리해가면서 빨강색 볼펜으로 차례차례 지운다. 지난 7월 달에 시작한 수도권 모 중소기업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컨설팅 작업이 시행세칙 제정(안)을 마지막으로 작성하여 보내주는 것으로 종료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컨설팅 작업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그냥 대충 인터넷에 떠도는 자료들로 사내근로복지기금 정관 만들고 전에 만들어 놓은 사업계획서와 예산서를 복사하여 뚝딱 붕어빵 틀에서 붕어빵을 찍어내듯 금방 만들면 그리 비쌀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럼 회사에서 그렇게 대충 만들어서 활용하시지 왜 굳이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 제안서를 받으려고 하세요?"하면 그제서야 한 발 물러나 "그래도 혹시 몰라서, 만약에 잘못되면 받게 되는 불이익이나 RISK를 최소화하고 대비하기 위해서." 말한다. 지식과 정보 컨텐츠의 Quality는 들인 돈에 비례하는 법이다. 자본주의는 돈을 들이면 들인만큼 Quality와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공짜 만능주의 때문에 회사 직원들이 밖에 나가서 굴욕을 당하고 사기가 저하되는 것이다. 지난 3월에 수도권 모 중소기업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립하면서 고용노동지청에서 기금법인 설립인가증이 나오자 기업 대표가 등기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총무부 직원에서 직접 기금법인 등기를 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연구소 기금실무자 교육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등기는 제발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말한다. 등기 절차가 까다롭고 여기저기 들러야 할 데가 많아서 시간 낭비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시간에 회사 본업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회사 대표의 지시에 따라 기금법인 설립등기가 처음이었던 총무부 직원이 구청에 두 번, 등기소에 세 번을 왔다갔다 한 끝에 10주일만에 기금법인 설립등기를 겨우 접수시켰다. 그 과정에서 구청과 등기소 공무원들에게 핀잔을 듣고 퉁명스럽게 사무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자존심이 까인 회사 직원들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구청과 등기소를 다녀오면서 든 교통비에 길거리에 버린 시간은? 오히려 직원을 감싸주어야 할 회사 임직원들은 한결같이 "너는 그것도 한번 못 끝내냐?" 핀잔을 준다. 이런 상처들이 쌓여 어느날 갑자기 이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 특히 중소기업 CEO들은 회사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고 이기주의자라고 비판하는데 반면에 회사가 직원들이 애정을 느끼도록 무엇을 얼마만큼 해주었는지를 묻고 싶다. 직원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 하는 업무를 존중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그런 업무를 하는 방법을 사전에 교육시켜 주면서 일을 시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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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사내근로복지기금/공동근로복지기금&기업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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