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게시판에서 정년퇴직이나 중도에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남기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회사를 그만두는 유형도 다양하다. 가장 행복한 정년퇴직에서부터 사망으로 인한 당연퇴직, 더 큰 뜻을 펼치기 위해 떠나는 의원면직, 부정한 일을 저질러 직권으로 퇴직하는 경우 등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회사를 떠난다. 잘되어 나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당하게 떠나는 글까지 남기고 떠난다.
떠나는 사람의 글은 한결같이 있을 때 잘해주지 못했던 미안함과 아쉬움을 담고 있다.
"회사에 입사한지 33년, 돌이켜 보니 회사에 공헌한 것이 없어 후배들 앞에 실로 부끄럽고, 지혜가 부족했고 열정이 모자랐음도 고백합니다."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유행가 가사 한 소절이 떠오른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그러고 보면 인간은 참 어리석은 동물이다.
권세를 쥐면 마치 자기가 그 자리에 영원히 있을 것처럼 목에 힘주고 군림하려 든다. 한자리 차지하고 있을 때에는 이렇듯 자기가 이 세상에서 최고인 것처럼 안하무인으로 큰소리치고 아랫사람을 달달 볶던 사람이 그 권세가 없어지고나면 금방 추워하며 꼬리를 내리고 '그자리 있을때 많이 베풀걸...' 하고 후회한다. 그러다 어쩌다 또 잘 풀리면 ‘내가 언제?’하며 이전의 그 본색을 드러낸다. 변덕이 죽 끓듯 한다.
3년전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입성한 CEO가 조합원 신임투표 결과에서 82%로 사장 연임을 반대한 결과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도 난감하다. 어찌 보면 ‘누군가의 뜻에 의해 검증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된 인사시스템이 갖는 공기업의 태생적인 한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렇다면 노조는 3년전 그 사람이 이런 그릇인 줄도 모르고 아무런 검증없이 그냥 받아들였다는 소리인지... 끊임없는 혼란, 방황, 대립, 갈등구조 증폭 등 조직이 한뜻으로 뭉쳐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도 부족한 판인데...
전문성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어제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장애인보호견이 화제가 되었다. 장애인보호견은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 장애인들을 위한 안내견이다. 특별히 제한된 품종에서 선발하여 특별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장애인 보호활동에 투입된다. 그런데 교육 중 어느 한 개가 낙제를 하였다. 다른 개들은 지시대로 따르고 순종하고 하는데 유독 그 개는 천방지축 덜렁대고, 아무 사람들에게 다가가 코를 들이대니 장애인 보호견으로서는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그 개가 마약탐지견으로 간 뒤에 그 방면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개는 장애인 보호견으로 들어왔지만 마약탐지견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마약탐지견으로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 가야 능력발휘가 된다.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란 결국 그 자리에 필요한 전문성과 리더십이 구비된 사람이다. 전문성과 리더십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배우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 적합하지 않는 사람이 가게 되면 조직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을 망치게 된다. 그래서 검증되지 아니한 낙하산 인사의 폐해가 크고 오늘날 사회문제화가 되는 모양이다.
사람은 받아들이기는 쉬워도 내보내기는 어렵다는 것도 깨닫게 한다. 사람은 활용하기에 따라 人材가 되기도 하고, 人災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분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모양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도 부족하다'는 말이 정말 공감이 간다.
2006.7.28.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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