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홈페이지(www.sgbok.co.kr)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느 죽은 이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내일의 하루일 수가 있다.'는 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 결산컨설팅과 연간자문을 의뢰하는 기금법인이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요즘은 평일 야근은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 휴일에도 출근하여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퇴근한다. 사내근로복지기금 결산컨설팅은 숫자와의 싸움이기에 숫자가 맞지 않으면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며칠씩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약속된 기한에 쫓기다보면 하루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쉬운 일이라면 과연 회사들이 연구소에 비용을 지불해가며 결산컨설팅을 맡기겠는가? 야근이 잦아지고 계속되면서 아내가 내 건강을 걱정을 할 정도이다.
올해 이렇게 결산컨설팅이 늘어나는 이유를 나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는 코로나19로 회사 내에 외부교육 중지령이 내리는 바람에 기금실무자들이 연구소 교육에 참석 기회가 줄었다. 다음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연구소 교육에 참석하려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고 당장 업무처리를 진행해야 하다 보니 회사와 기금실무자가 다급해졌다. 둘째는 잦은 법령 변화이다. 근로복지기본법령과 조세법령이 수시로 개정되다 보니 개정 법령의 변화를 배워서 따라가기가 벅찬 요즘이다. 갈수록 전문성이 중요시되고 있어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를 찾고 있다. 셋째는 트랜드 변화이다. 이전에는 회사 직원들이 실무를 배워 직접 실무를 처리했으나 코로나19로 기업 내에서 인력구조조정이 상시화되면서 인력이 계속 감소되고 있어 핵심업무 이외에는 아웃소싱이 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이나 공동근로복지기금업무 공히 회사 내에서는 핵심업무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요즘 야근과 휴일근무가 계속되면서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하나는 자본의 힘이다. 기업에서 컨설팅 수주를 받으면 정해진 기한 내에 업무처리를 완료하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회사는 연구소와 컨설팅 계약을 하면서 비용을 지급하고 회사 직원(기금실무자)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본업에 집중하게 된다. 요즘 인사평가 시즌이다. 회사 HR실무자들이 기금실무자를 겸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 보니 회사에서 HR실무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일환으로 올해 결산컨설팅을 의뢰하는 회사(기금법인)들이 늘었다. 연구소는 계약하고 계약금을 받는 순간부터 을이 되고 계약에 따라 정해진 기한 내에 약속된 결과물을 제출하면 기금실무자들은 내부에 보고하고 외부 관계기관에 신고하면 끝이다. 빽빽한 기금법인별 결산컨설팅 타임스케쥴을 보면서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나를 실감한다.
두번째는 쉬운 일은 없다는 점이다. 결산컨설팅을 의뢰하는 기금법인들 공히 어려운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전 회계연도부터 문제를 안고 있는 기금법인, 당장 해결해야 할 급한 이슈들을 가지고 있는 기금, 기금실무자들이 갑작스런 퇴직으로 업무 공백이 있는 기금법인 등 다양하다. 자체에서 또는 외부에 의뢰해도 해결할 수 없어 최고 전문가를 찾았으니 하나같이 녹록치 않다. 하나 하나 해결하면서 빨강 볼펜으로 리스트에서 해결된 업체들을 차례대로 지워나갈 때 느끼는 쾌감이 강도 높은 그동안의 고된 노동을 상쇄시켜 준다.
칸트가 한 말에서 큰 위안을 받으며 3월 말이 지나면 가지게 될 휴식을 꿈꾼다.
'가장 확실하고 순수한 기쁨 중의 하나는 노동 뒤의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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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사내근로복지기금/공동근로복지기금&기업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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