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2020. 10. 25. 14:50

오늘 아침 밥상에 올라온 참조기를 보니

문득 아버지 말씀이 생각난다.

 

3년 전, 아버지께서는 논밭에 풀을 메시면서 잡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마음 속으로 한다고 하셨다.

 

"풀들아 미안하다, 하필이면 우리 논밭에 자라나서

농사를 위해 할 수 없이 너희들을 벤다만 다음 생에서는

저기 너른 들판에서 태어나 사람들에게 베임을 당하지

말고 잘 살거라"

 

나도 아버지의 이런 피를 타고나서일까?

조기를 먹기 전 조기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조기야, 어찌 걸려서 나에게까지 왔니?

나도 어쩔 수 없이 너를 먹지만,

다음 생에 태어나거든 사람들 그물에

걸리지 말고 너른 바닷가에서 잘 살거라!"

 

김승훈